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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배달시키니 로봇이 왔다... 시속 7㎞ 야외형 로봇 ‘뉴비’

세븐일레븐, 박스 사이즈 자율주행로봇 ‘뉴비’ 운영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 바퀴로만 회전 월 이용료 50만원…자영업자 배달료 부담 경감 기대


윤희윤 기자 (조선비즈)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오는 29일부터 자율주행로봇 ‘뉴비’를 활용한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 편의점 업계에서 그동안 ‘마곡 LG사이언스파크’나 ‘역삼동 GS타워’ 등 특정 건물 안에서 구동 가능한 배달 로봇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야외형 모델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4일 뉴비 시범 운영을 앞두고 제작사인 뉴빌리티와 함께 시연회를 진행했다. 뉴비는 바퀴 4개의 차륜형 로봇으로, 전면 폭 56cm, 측면 폭 67cm, 높이 70cm의 박스형 모델이다. 자체 무게는 약 50kg, 최대 적재량은 25kg이다. 최고 속력은 시속 7.2km로 사람으로 치면 빨리 걷는 속도와 비슷하다. 제작사인 뉴빌리티의 관계자는 최고 속력을 더 올릴 수 있지만, 안전 문제로 제한을 걸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모빌리티 개발 스타트업 뉴빌리티의 이상민 대표가 24일 서울 서초동 세븐일레븐 서초아이파크점에서 진행된 '자율주행로봇 시연회'에서 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구동력은 각 바퀴마다 하나씩 연결된 모터에서 나온다. 별도의 조향장치는 없으며, 바퀴에 부착된 모터의 회전수(RPM)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좌우 회전을 한다. 이 때문에 회전을 할 때에는 속도가 느려지고 다소 버벅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뉴비는 스스로 길을 찾고 돌발 상황에 대처했다. 이동 경로 상에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는 돌발 상황이 벌어지자, 일단 멈춘 후 장애물이 없는 경로를 찾아 목적지로 향했다.

편의점 매장에서 목적지인 서초센트럴아이파크 단지 내 어린이집까지 100여m를 이동하는 데 3분 남짓 소요됐다. 돌발상황 연출 등을 제외하면 주문품 탑재부터 도착까지 2분 정도 걸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뉴빌리티 측은 “인천 송도에서는 500m 권역에 대한 자율주행로봇 배송을 하고 있는데, 건당 15분 가량 소요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로봇은 아직 신호등을 건널 수는 없다. 뉴빌리티 관계자는 “신호등 신호를 스스로 인식하고 초록불일때 건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면서도 “현행법상 자율주행로봇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무조건 인간 오퍼레이터(작동자)가 개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금은 길을 건너지 않는 범위에서만 배달이 가능하다. 뉴빌리티 관계자는 “인도턱 등 도로 상 장애물은 바퀴 지름(20cm)의 80%인 16cm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로봇 배송은 구매자가 아파트 밖으로 나와 QR코드를 인증해야 물건을 받을 수 있다. 로봇이 아파트 건물 안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호출해 문 앞까지 배송할 수 있는 인프라까진 갖춰지지 않았다. 국내 자율주행로봇기업들이 콘셉트 구상 혹은 초기 연구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뉴빌리티는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빌리티의 이상민(24) 대표는 아파트 문 앞 배송 서비스에 대해 “아파트 건설사와 협력해야 하는 과제”라며 “시스템적으로는 엘리베이터 호출 및 문 앞까지 배송할 수 있는 기술도 갖춘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율주행로봇 상용화를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 규제 해소를 꼽았다.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발을 마쳤지만, 법적 체계가 미비해 상용화가 더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도로 위의 물체를 자동차와 보행자로 가르는 이분법적인 기준을 손 보지 않으면 관련 산업 발전에 제한요소가 될 것”이라며 “규제를 완화해 국내 자율주행로봇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확보한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선 “최근 송도에서 갑작스런 공사로 길이 막혔는데, 뉴비의 AI가 스스로 판단해 대안 경로를 찾고 배달을 완료했다”면서 “관제사의 지시가 아닌 AI가 상황을 인지하고 대안을 찾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뉴비의 생산 단가는 현재 대당 500만원 수준이다. 시범 운영 중인 모델은 프로토 타입으로 제작 비용이 더 들었지만, 양산형 모델을 생산하면 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뉴빌리티는 자영업자가 월 50만원 정도의 비용을 내고 사용하는 렌탈형 모델이나, 배달 건당 2000원 가량의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이 대표는 “현재 배달 서비스의 비용은 건당 최소 5000원으로, 이 중 일부는 고객이, 나머지는 업주가 부담하는 형태”라며 “뉴비의 1일 기대 배달건수는 15건인데,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일 7만5000원, 한달이면 210만원이 넘는다. 이 비용을 50만원으로 줄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뉴비에 버스광고처럼 광고를 붙여 수익을 내 자영업자의 렌탈료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연세대 우주비행제어공학 학석사 통합과정 중으로, 고등학생 시절 美 NASA의 콘래드 챌린지에서 고장이 잦은 ‘우주 화장실’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며 우승해 조명을 받았다. 이후 NASA의 스페이스 셰틀먼트(우주정착설계) 콘테스트와 콘테니얼 챌린지에서 입상을 했다. 연세대 창업동아리를 모태로, 2017년 뉴빌리티를 창업했다. 올해 6월 포브스(Forbes)지가 선정하는 ‘2021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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